외국인 인플루언서,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 유학생 시간제취업부터 E-6 비자·전속계약·SNS 플랫폼 계약까지

“저는 유학생인데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올리고 돈을 받으면 문제가 되나요”, “소속사에서 전속계약을 하자는데 위약금이 걱정입니다”, “틱톡 채널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대행사와 계약했는데 정산을 못 받고 있습니다.”

세 질문은 서로 다른 사람이 겪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때 반드시 마주치는 세 개의 법 영역 — 출입국관리법,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계약법 — 이 겹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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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D-2·D-4) 신분으로 인플루언서 활동, 원칙은 ‘불가’입니다

    출입국관리법령상 유학(D-2)·어학연수(D-4) 자격은 취업활동이 허용된 자격이 아닙니다. 국내에서의 영리·취업활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딱 하나의 예외만 열려 있습니다 — 소속 대학의 확인과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의 시간제취업허가를 사전에 받은 경우, 통상적인 대학생 아르바이트 수준의 시간제 취업에 한정하여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허가를 받으려면 성적(직전 학기 평균 C학점 이상, 어학연수는 출석률 90% 이상)과 한국어능력(TOPIK·사회통합프로그램·세종학당 등급) 기준을 함께 충족해야 하고, 대학 유학생 담당자의 확인서가 필요합니다.

    허용시간은 한국어능력 충족 여부에 따라 갈립니다. 한국어능력 기준을 충족한 경우 어학연수는 주중 20시간(우대 시 25시간), 전문학사·학사는 주중 25시간(우대 시 30시간, 학기 중 주말·방학은 시간제한 없음), 석·박사는 주중 30시간(우대 시 35시간)까지 허용됩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 절반 수준(어학연수·학사 10시간, 석·박사 15시간)으로 줄어듭니다. 인증대학 재학, 직전 학기 A학점 이상, TOPIK 5급 이상 중 하나에 해당하면 주중 5시간이 추가됩니다.

    시간제취업허가는 근본적으로 ‘고용관계’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구비서류에는 사업자등록증 사본과 표준근로계약서(시급·근무내용·근무시간 명시)가 포함되고, “사업자등록증상의 당사자 간 계약을 원칙으로 하며 인력파견업체 등 고용과 사용이 분리된 고용계약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나아가 허가제한 항목에 파견·도급·알선 관계에 따른 취업활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활동의 실제 수익 구조 —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의 애드센스·크리에이터 펀드 수익, 브랜드와 직접 맺는 개별 광고 계약, MCN을 통한 수익 배분 — 은 대부분 ‘특정 사업장에 고용되어 시급을 받는’ 구조가 아니라 프리랜서형 사업소득 구조입니다.

    즉 유학생이 개인 SNS 계정으로 광고 콘텐츠를 올리고 그 대가를 받는 활동은, 설령 시간제취업허가를 받으려 해도 허가 신청서에 채울 ‘고용주·사업자등록번호·표준근로계약서’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적으로 열려 있는 경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 소속으로 진행하는 일-학습연계 인턴이나 방학 중 전문분야(E-1~E-7) 인턴 활동처럼 ‘연수 수당을 받고 계약을 체결한’ 형태라면 시간제취업 틀 안에서 다뤄질 수 있고, MCN이나 에이전시가 유학생을 정식으로 고용해 표준근로계약서상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이론적으로는 허가 대상이 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제조업·건설업 등 제한업종, 미성년자 대상 외국어교육시설, 원거리 근무 제한 같은 조건이 함께 적용되므로, 활동 내용을 사전에 대학·출입국관서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정식으로 하려면 — E-6(예술흥행) 비자로 가는 길

      시간제취업허가의 틀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인플루언서·모델·연예 활동을 하려면 예술흥행(E-6) 체류자격이 문제됩니다. E-6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연예·연주·연극·운동경기·광고·패션모델 등 흥행활동에 부여되는 자격이고, 그중 광고·패션모델 활동은 세부약호 E-6-1로 분류됩니다.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은 관광호텔업·외국인전용 유흥음식점업 등에서의 공연·연예활동인 E-6-2입니다.

      실무 매뉴얼상 E-6-2로의 체류자격 변경은 명시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인플루언서의 활동 내용이 유흥업소 출연 쪽으로 흐르면 변경 자체가 봉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과 활동 계획을 광고·패션·방송·공연(연예) 중심으로 명확히 설계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입니다.

      E-6 심사에서 가장 많이 걸려 넘어지는 지점은 전과나 서류 미비가 아니라 ‘실체요건’입니다.

      E-6은 수익이 따르는 예술·연예 활동을 전제로 하므로, 등록된 기획사와의 정식 고용계약과 구체적인 수익활동(광고·방송·공연 일정 등)이 없는 ‘지망생·연습생’ 단계는 전과가 전혀 없어도 발급·변경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체부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분야 연습생 표준계약서」가 있고, 연습생 계약기간은 최대 3년입니다. 데뷔 전이라도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연예활동의 준비·수행”으로 보면 E-6 심사의 대상이 됩니다. 훈련만 하고 활동 계획이 없거나, 기획사 자격이 약하거나, 보수가 불투명하면 추천·사증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E-6-2(호텔·유흥업소 연예인)처럼 사용사업주의 지휘·감독 하에 정해진 시간·장소에서 근무하는 형태는 근로자성이 인정되어 최저임금법 적용 가능성이 높은 반면, E-6-1 인플루언서·모델형은 실무상 “전속계약”이라는 이름의 위임·도급 계약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형식상 근로자성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단기체류자격(B·C 계열)에서 E-6 같은 장기체류자격으로의 국내 직접 변경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미 국내에 단기 자격으로 체류 중인 사람이 국내에서 곧바로 E-6-1로 갈아타는 경로는 매뉴얼상 열려 있는 예외(무사증·단기방문 입국 후 입단테스트를 받은 운동선수·연주자·무용가 등 청장 재량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어렵습니다.

      이 경우 정도(正道)는 국내 체류자격변경을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 기획사와의 계약을 먼저 확보한 뒤 출국해 재외공관에서 사증발급인정서를 받아 재입국하는 경로입니다.

      E-6 비자, 기획사·에이전시(고용주) 쪽은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

        인플루언서 개인의 요건만큼 중요한 것이 초청하는 기획사·에이전시 쪽 요건입니다. 사증발급인정신청 시 초청인(기획사) 측은 사업자등록증 사본, 고용계약서 사본을 기본으로 제출해야 하고, E-6-1(광고·패션모델)의 경우 고용계약서에는 계약기간, 계약내용(광고범위), 대금 지불방법, 권리의무관계(저작권), 계약당사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등록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증이 필요합니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6조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을 하려는 자에게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등록 요건으로 관련 경력 2년 이상 또는 소정 교육과정 이수, 사무소 확보 등을 요구합니다. 미등록 상태로 기획업을 운영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한 영업이므로,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도 계약을 맺기 전에 상대 기획사가 정식으로 등록된 곳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외에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 납세증명서, 신원보증서, 법인등기부등본·재무제표 등 기업 건전성을 입증하는 서류, 초청 외국인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부서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서류(사무실 위치, 휴폐업 이력 등)가 함께 요구됩니다.

        특히 광고주와 기획사 사이에 광고대행사가 끼어 있는 구조라면 광고주-광고대행사, 광고대행사-초청업체, 초청업체-외국인 각 1부씩 총 3부의 계약서 체계를 갖춰야 하는 등, 실제 광고·인플루언서 마케팅 업계의 다단계 거래 구조가 서류 요건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광고주 ──계약①── 광고대행사 ──계약②── 초청업체(기획사) ──계약③── 외국인

        법인등기부등본·전년도 재무제표·최근 1개월 이내 고용보험 가입자명부(고용된 국민 5인 이상 여부 확인) 등을 갖춘 ‘우수업체’로 인정되면 서류가 간소화되고 심사 신뢰도도 높아지므로, 이미 자리를 잡은 대형 기획사·MCN과 계약하는 것이 비자 심사 통과 가능성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인플루언서는 비자별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가

          개인 SNS에 소소하게 협찬 콘텐츠를 올리는 수준을 넘어 특정 사업장에서 정해진 시급을 받고 근무하는 형태라면 유학생 신분에서는 시간제취업허가의 틀(고용주·표준근로계약서 필수)을 따라야 하고, 특정 고용주 없이 스스로 채널을 운영해 광고·협찬 수익을 얻는 순수 프리랜서형 활동이라면 그 자체로는 학생 신분의 허가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등록된 기획사와 정식 고용계약을 맺고 광고·패션·방송·공연 중심의 활동을 하는 경우라면 E-6-1(광고·패션모델)로, 호텔·유흥업소에서의 공연 활동이라면 E-6-2로 별도 관리됩니다.

          결혼이민·영주 등 이미 장기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이 부수적으로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려는 경우에는 그 체류자격에서 허용하는 활동 범위(자격외활동허가 필요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어느 경로든 공통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활동의 실질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흥행활동’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활동을 뒷받침하는 계약 상대방이 법이 요구하는 등록·자격을 갖추고 있는지입니다.

          프리랜서 계약을 맺으려면 어떤 체류자격이 필요한가

            특정 기획사에 매이지 않고 여러 브랜드·에이전시와 자유롭게 계약하는 순수 프리랜서형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려면 어떤 체류자격이 필요한가입니다. 결론은 다소 허탈합니다. 한국 출입국관리법령에는 ‘프리랜서 비자’라는 별도의 자격이 없고, 대신 활동범위에 애초에 제한이 없는 몇몇 체류자격을 이미 가지고 있어야만 이 질문이 의미를 가집니다.

            가장 자유로운 쪽은 영주(F-5)입니다. 영주자격은 공공안전·국가안보와 관련된 직무 등 극히 제한된 영역을 제외하면 취업·경제활동에 원칙적으로 제한이 없어, 사업자등록을 하고 여러 브랜드와 동시에 광고 계약을 맺는 순수 프리랜서형 활동이 그대로 가능합니다. 결혼이민(F-6)도 마찬가지로 사행행위 영업, 유흥업소 접객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열려 있습니다. 재외동포(F-4)는 단순노무행위와 선량한 풍속 위반 활동이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전문직·사무직 성격의 인플루언서·마케팅 활동이라면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장기거주(F-2, 점수제 우수인재·국민의 배우자·지역특화형 우수인재 등 세부유형)도 사행행위 영업장소 취업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넓게 경제활동이 허용됩니다. 즉 이미 결혼·영주·동포 자격 등으로 국내에 정착해 있는 사람이라면, 개별 사증 절차 없이도 여러 브랜드와 자유롭게 광고 계약을 맺는 프리랜서형 인플루언서 활동이 가능합니다.

            반면 지금까지 살펴본 두 경로 — 시간제취업허가와 E-6-1 — 은 엄밀히 말하면 ‘프리랜서’ 자격이 아닙니다. 시간제취업허가는 특정 고용주와의 표준근로계약을 전제로 하고, E-6-1도 사증발급인정 단계에서 등록된 특정 기획사와의 고용계약을 요구하므로, 법적으로는 그 기획사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형태입니다. 기획사를 바꾸려면 별도의 근무처변경허가를 받아야 하고, 특정 기획사 없이 여러 브랜드와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방식은 이 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디지털노마드(F-1-D, 워케이션) 비자도 이름만 보면 프리랜서에게 맞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발급대상이 ‘해외 기업에 소속되어 원격근무가 가능한 자’로 한정되어 있어, 기업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는 하이코리아 공식 안내에서도 명시적으로 발급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해외 사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대표자라면 예외적으로 신청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국내에서의 취업·영리활동 자체가 제한되므로 한국 브랜드와 국내에서 발생하는 인플루언서 수익 계약에는 쓸 수 없는 자격입니다. 결국 D-2·D-4나 F-1-D 같은 자격으로 입국해 있는 상태에서 ‘완전한 프리랜서’로 인플루언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정식 경로는 현재로서는 없고, 시간제취업허가나 E-6-1처럼 특정 상대방과의 계약으로 편입시키는 것, 또는 결혼·투자·영주 등을 통해 F-2·F-4·F-5·F-6 같은 활동범위 제한이 없는 체류자격을 갖추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외국인 전속계약의 네 가지 유형 —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합니다

              ‘전속계약’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 부르지만, 실제로 외국인 인플루언서가 마주치는 전속계약은 상대방의 성격에 따라 최소 네 가지로 나뉘고, 각각 적용되는 법과 체류자격 문제가 다릅니다.

              첫째는 대중문화예술기획사와의 매니지먼트형 전속계약입니다. 가수·배우처럼 정식으로 대중문화예술인 활동을 하는 경우로,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인(가수·연기자) 표준전속계약서가 원칙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이고, 앞서 본 E-6-1 비자의 고용계약과 그대로 맞물립니다. 법적 성격은 전형적인 근로계약이라기보다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입니다. 신뢰관계가 깨지면 예술인이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법리입니다.

              둘째는 MCN과의 파트너십형(수익배분형) 전속계약입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개인 채널을 MCN의 관리 시스템에 연동시키고 광고 수익을 일정 비율로 배분받는 구조로, 계약서상 ‘전속’이라는 표현이 있더라도 그 실질은 매니지먼트보다는 위임·도급에 가깝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는 광고대행사·마케팅 에이전시와의 영업대행형 계약입니다. 채널의 광고·협찬 영업을 대신 맡아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데, 실무에서는 이 계약을 대행사 쪽이 사후적으로 ‘전속계약’이라고 주장하며 크리에이터의 채널 이전이나 타사와의 거래를 막으려는 시도가 자주 발생합니다. .

              넷째는 스트리밍·개인방송 플랫폼 자체와의 전속계약입니다. 개인방송 채널을 특정 플랫폼에 귀속시키고 그 플랫폼을 통해서만 활동하기로 하는 구조로, 앞서 본 BJ·인플루언서 사건처럼 계약 해지 시 ‘직전 2년 월평균 매출액 × 잔여 계약기간’과 같은 고액의 위약벌 조항이 실제로 다뤄지는 유형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첫째 유형(등록된 대중문화예술기획사)인지 아닌지에 따라 그 계약이 E-6-1 비자의 고용계약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가 갈리고, 둘째·셋째·넷째 유형처럼 위임·도급 성격이 강한 계약은 앞서 살펴본 대로 시간제 취업허가나 E-6-1의 틀에 들어오지 않아 체류자격 문제를 별도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상대방이 정확히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그리고 그 계약이 자신의 체류자격과 맞물릴 수 있는 구조인지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소속사·MCN과의 전속계약, 실제로 무엇이 분쟁이 되는가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가 기획사나 MCN과 맺는 전속계약은 민법상 정형화된 계약이 아니라 고용·위임·도급의 요소가 섞인 비전형계약으로 다뤄집니다. 그런데 법원은 이런 전속계약을 ‘고도의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는 계속적 계약’으로 보고, 신뢰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면 채무불이행의 중대성 요건을 따로 증명하지 않고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법리를 확립해 두고 있습니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58237 판결 등). 소속사의 활동 기회 미제공, 불투명한 정산, 대표·직원의 폭언 같은 사정이 누적되면, 개별 위반행위 하나가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인지 따질 필요 없이 신뢰관계 파탄만으로 해지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해지를 통보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소속사가 먼저 위약금을 요구하기 전에, 소속사의 의무 위반 사실과 해지 의사를 담은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 소속사를 ‘귀책사유를 해명해야 하는 쪽’으로 돌려놓는 것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만듭니다.

                전속계약 분쟁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자주 혼동되는 것이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위약금)의 구분입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실제 손해를 미리 정해 둔 것이라 그 금액이 상한선처럼 작동하고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부당히 과다한 부분을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지만, 위약벌은 손해와 무관한 제재적 성격의 약정이라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고 직접 감액 규정이 없는 대신 지나치게 과도하면 민법 제103조(공서양속 위반)로 조항 전체 또는 일부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 판결에서는 위약벌 조항 자체는 유효하다고 인정되면서도, “직전 2년간 월평균 매출액 × 잔여 계약기간”처럼 활동 기간이 짧은 신인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산정 방식이었다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고,

                반대로 크리에이터 파트너십 계약의 위약금 조항이 크리에이터에게만 광범위한 위약금 지급 사유를 지우고 손해배상 의무까지 별도로 남겨두는 등 부당하게 과중한 구조였다는 이유로 약관규제법 제6조·제8조에 따라 통째로 무효로 판단된 서울고등법원 사례도 있습니다(2024. 1. 25. 선고 2023나2027845 판결).

                내용증명을 통해 과도한 위약금, 위약벌을 받았.. : 네이버블로그

                요컨대 위약금·위약벌 조항이 있다고 해서 그 금액을 그대로 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산정 기준이 실제로 증명 가능한지, 그리고 조항 자체가 일방에게만 부당하게 불리하게 설계되어 있지는 않은지를 먼저 따져보아야 합니다. 협상이 막히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통해 본안 소송(1년 이상 소요될 수 있음) 기간 동안 소속사의 간섭 없이 활동을 재개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인스타그램·틱톡 같은 SNS 플랫폼 프리랜서 계약, 자꾸 분쟁이 나는가

                  전속계약만큼 자주 문제되는 것이 인스타그램·틱톡 채널 운영을 두고 크리에이터와 광고대행사·MCN 사이에 맺는 협업·용역 계약입니다. 최근 판결들을 보면 몇 가지 반복되는 구조가 보입니다.

                  첫째는 다단계 하도급입니다. 광고 시장은 보통 브랜드가 광고대행사에 채널 운영을 맡기고, 대행사가 그 일부를 다시 제작사나 크리에이터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 브랜드가 A대행사에 공식 틱톡 채널 운영을 맡기고, A는 숏폼 제작만 B제작사에 넘기며, B는 다시 크리에이터 C에게 출연과 편집을 맡기는 식입니다.

                  나중에 브랜드와 A대행사가 싸우면, A는 아래쪽에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청 계약이 깨졌으니 당신 대금도 아직 줄 수 없다.” 그러나 법원은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8. 21. 선고 2025가단108478 판결은, 원도급계약이 분쟁으로 해지되었다고 해서 하도급계약이 자동으로 함께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원도급 종료가 하도급의 실효나 대금 재확정으로 이어질 법률상·계약상 근거가 없다면, 하위 계약의 용역대금은 그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의미가 분명합니다. 내가 서명한 상대방과의 계약 조건만이 기준이 되고, 그 위에 있는 원청끼리의 사정은 원칙적으로 내 대금 청구권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도급이나 재하도급을 받을 때는 “원청이 해지되거나 돈을 안 주면 나도 못 준다”는 말을 그대로 두면 안 됩니다. 원도급 해지와 대금 미수령이 본 계약의 지급 거절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문장을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급일도 “브랜드가 정산한 다음”보다 “검수가 끝난 날부터 며칠 안”처럼 내가 확인할 수 있는 시점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전속계약’이라는 이름의 오남용입니다. 처음 계약서 제목은 협업계약, 영업대행, 채널 관리 용역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용도 “광고 문의가 오면 대행사가 대응하고, 성사되면 수익을 나눈다” 정도입니다. 그런데 크리에이터가 채널을 옮기거나 다른 업체와 collab을 하려고 하면, 대행사가 “우리는 전속이다. 계정 정보를 넘기지 마라”고 주장합니다.

                  법원은 그 주장을 계약서 문장으로 판단합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7. 10. 선고 2024가단90562 판결에서,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채널의 영업 대응과 관리를 지원하고 수익을 배분하기로 한 협업계약에 대해 대행사가 뒤늦게 전속계약이라고 주장하며 채널 계정 이전을 문제 삼았습니다. 법원은 계약서 어디에도 전속계약임을 인정할 만한 기재가 없다고 보아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행사가 진행 중인 광고 건을 크리에이터와 상의 없이 다른 크리에이터로 바꿔 거래를 끝낸 것이 채무불이행이라고 보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계약이 전속인지는 상대방이 나중에 그렇게 부르는지가 아니라, 계약서에 실제로 그런 취지의 조항이 있는지입니다.

                  전속이 되려면 보통 계약 기간 중 다른 대행사나 MCN과 같은 내용의 거래를 하지 못한다는 점, 채널 영업권을 상대방에게 독점적으로 맡긴다는 점, 어겼을 때의 효과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전속”이라는 단어만 있고 위 내용이 없으면 이름만 전속입니다. 반대로 제목이 협업이어도 독점과 구속 조항이 촘촘하면 실질은 전속에 가깝습니다.

                  셋째는 정산 구조의 불투명성입니다. 브랜드 정산일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내에 지급하도록 정해 두어도 실제로는 지급이 지연되거나 미지급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수익 배분 비율(예: 크리에이터 60%, 대행사 30%, 채널 활성화 광고비 10%처럼)과 지급 시기가 명확하지 않으면 분쟁 시 크리에이터가 불리해집니다. 계약서에는 “브랜드 정산일부터 15일 이내에 지급한다”, “크리에이터 60퍼센트, 대행사 30퍼센트, 채널 활성화 광고비 10퍼센트”처럼 적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브랜드 정산일이 언제인지 크리에이터가 알 수 없고, 광고비 10퍼센트가 어디에 쓰였는지 증빙이 없으며, 조회수 보너스나 반품, 세금, 대행 수수료가 정산 전에 먼저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60퍼센트라고 생각한 돈이 실제 수령액과 크게 달라집니다.

                  비율만 있고 산정 기준, 공제 항목, 지급 시기, 자료 제공 의무가 없으면, 나중에 “얼마가 맞다”고 증명하는 부담이 크리에이터에게 넘어갑니다. 정산 조항에는 무엇을 나누는 돈인지, 무엇을 먼저 뺄 수 있는지, 언제 주는지, 어떤 자료를 보여주는지, 안 주면 어떻게 되는지를 나눠 적어야 합니다. “제반 비용”처럼 범위가 무한히 늘어날 수 있는 표현은 특히 위험합니다.

                  수익 배분이 한쪽만 유리하게 설계되면 민법상 무효 논란도 납니다. 전속계약 사건에서는 매출을 먼저 나누고 비용을 따로 떠넘기는 구조가 예술인 몫을 사실상 없게 만든다고 보아 그 조항을 무효로 본 하급심도 있습니다. 협업계약이나 MCN 계약도 같은 시각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아직 인플루언서·MCN 업계 전체에 적용되는 법정 표준계약서가 없다는 점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수·연기자 등 대중문화예술인을 위한 표준전속계약서를 고시해 두고 있지만 이는 원칙적으로 대중문화예술인에게 적용되는 것이고, 1인 미디어 창작자·MCN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서울형 표준계약서’를 배포하고 있으나 이는 강제력 없는 권고 서식에 불과합니다.

                  결국 계약 체결 시점에 자동 연장 조항, 개인 SNS 활동까지 소속사·대행사 동의를 요구하는 포괄적 전속 범위 조항, 정산 기준과 지급 시기, 해지 시 채널·콘텐츠 소유권 귀속을 명확히 문서화해 두는 것이 분쟁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외국인이라는 변수가 더하는 위험

                    여기에 외국인이라는 사정이 더해지면 위험이 한층 커집니다. 우선 세금 문제입니다.

                    브랜드로부터 직접 광고비를 받는 프리랜서형 인플루언서 활동은 사업소득으로 분류되어 사업자등록과 원천징수·부가가치세 신고 의무가 따르는데, 체류자격상 애초에 허용되지 않는 영리활동을 하고 있었다면 세무 신고 자체가 자격외활동 사실을 스스로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자격외활동 단속입니다. SNS에 올라온 협찬·광고 콘텐츠나 채널 수익 규모는 공개된 정보인 경우가 많아, 체류자격에 맞지 않는 영리활동의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체류자격 심사와의 연동입니다. 벌금형이나 자격외활동 위반 전력은 강제퇴거 사유(금고 이상의 형이 통상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후 체류자격 변경·연장 심사에서 재량적으로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인플루언서로서의 활동 규모가 커질수록, 그 활동을 뒷받침할 적법한 체류자격 없이는 성공이 곧 체류자격의 위험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어스의 대응

                      법률사무소 어스는 출입국·외국인 사건과 엔터테인먼트·계약 분쟁을 함께 다루는 흔치 않은 조합의 실무 경험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학생·외국인 근로자의 시간제취업허가·자격외활동허가 신청부터 E-6 비자의 실체요건 검토와 기획사 적격성 확인, 이미 체결된 전속계약·협업계약의 위약금 조항 유·무효 판단과 협상, 정산 미지급에 대한 내용증명·소송 대응까지 하나의 사안 안에서 함께 움직이는 두 축(체류자격과 계약상 권리)을 동시에 관리합니다. 인플루언서 활동을 시작하기 전 체류자격을 먼저 점검하고 싶으신 분, 이미 소속사·대행사와의 계약 분쟁을 겪고 있는 분 모두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계약서와 체류자격 서류를 함께 놓고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법률사무소 어스 ·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 출입국·외국인 사건 전문 · ☎ 02-336-2736 · 담당변호사 백수웅·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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