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통신사업법이란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규율할지를 정한 법입니다. 누가 통신사업을 할 수 있는지(등록·신고·허가), 이용자를 어떻게 보호할지, 통신망이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무엇을 금지할지를 규정합니다. 보이스피싱·대포폰 사건에서 이 법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유심·회선·중계기를 둘러싼 행위들이 모두 통신사업의 질서를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즉 사기 피해 자체는 형법이 다루더라도, 그 통신망을 만들고 제공한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이 처벌합니다.
📡 사업자 구분 — 기간통신과 부가통신
이 법의 뼈대는 통신사업자를 두 종류로 나누는 데 있습니다. 첫째, 기간통신사업은 전화·인터넷처럼 통신망을 이용해 직접 통신을 매개하는 사업으로, 제6조 제1항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합니다. 둘째, 부가통신사업은 기간통신역무 위에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제22조 제1항에 따라 신고하면 됩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중계기를 설치해 해외 통신을 국내 번호로 중계하는 행위가 등록이 필요한 기간통신사업을 무등록으로 경영한 것으로 평가되어 무겁게 처벌되기 때문입니다.
유심 제공 시에도 경우에 따라 보이스피싱 혐의.. : 네이버블로그
🚫 일반인이 걸리는 핵심 금지조항 네 가지
첫째, 제30조(타인 사용의 제한)입니다. 누구든지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명의 유심·선불폰을 개통해 넘기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국가비상사태 대응, 부수적 서비스 제공, 시험 사용, 반복적이지 않은 정도의 제3자 사용 등 다섯 가지 예외(단서 각 호)가 있으나, 대가를 받고 회선을 넘기는 행위는 어느 예외에도 들지 않습니다.
둘째, 제32조의4(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입니다. 자금을 제공·융통받는 조건으로 다른 사람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그 통신을 이용하거나 자금 회수에 쓰는 행위, 이를 권유·알선·중개·광고하는 행위, 그리고 도박장 개설·사기·성매매 등에 쓸 목적으로 타인 명의 단말기를 개통해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른바 ‘내구제대출’ 형태의 대포폰 개통이 정면으로 걸리는 조항입니다.
셋째, 제84조의2(전화번호의 거짓표시 금지)입니다. 다른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발신번호를 변작·거짓표시하는 행위, 그리고 영리 목적으로 변작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변작 장치를 제조·수입·배포·판매·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중계기가 바로 발신번호를 변작하는 장치이므로, 그 운용·대여가 이 조항에 닿습니다.
넷째, 제6조 제1항·제22조 제1항의 등록·신고 의무입니다. 통신을 매개하는 사업을 하려면 등록(기간통신) 또는 신고(부가통신)를 해야 하고,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경영하면 그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됩니다.

⚖️ 벌칙 사다리 한눈에 보기 (제94조~제97조)
| 조문 | 법정형 | 대표 행위 |
|---|---|---|
| 제94조 | 5년 이하 징역 / 2억원 이하 벌금 | 통신설비 파손·소통 방해, 통신비밀 누설(제83조),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
| 제95조 | 3년 이하 징역 / 1억5천만원 이하 벌금 |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제6조①·제3호) — 중계기 운용 |
| 제95조의2 | 3년 이하 징역 / 1억원 이하 벌금 | 발신번호 변작(제84조의2)·자금제공 조건 대포폰 개통·이용(제32조의4①) |
| 제96조 | 2년 이하 징역 / 1억원 이하 벌금 | 무신고 부가통신사업 경영(제22조①), 인가·승인 위반 |
| 제97조 | 1년 이하 징역 / 5천만원 이하 벌금 | 타인통신 매개·통신용 제공(제30조·제7호) — 유심·회선 제공 |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 하나를 바로잡으면, 제97조의 법정형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인터넷에 종종 3년 이하·1억원으로 안내되는데, 이는 제95조나 제95조의2의 법정형이 잘못 옮겨붙은 것입니다.
🎯 행위 단계별로 보는 처벌 — 도용부터 중계기까지
같은 보이스피싱 통신망 사건이라도 내가 한 행위가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가담이 가벼운 순서부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행위 유형 | 무슨 행위인가 | 적용 조항 | 법정형 / 실무 양형 경향 |
|---|---|---|---|
| ① 단순 명의도용 피해 | 내 인적정보가 도용돼 나도 모르게 회선이 개통된 경우 | (해당 없음 — 피해자) | 도용 입증 시 무혐의·불기소. 다만 인증번호를 넘긴 사실이 있으면 ②로 전환될 위험 |
| ② 명의·유심 제공(개통 제공) | 대가를 받고 내 명의 선불폰·유심을 개통해 넘기거나 인증정보를 전달 | 제30조 → 제97조 제7호 | 1년 이하 징역/5천만원 이하 벌금. 초범·소량이면 벌금형(수백만원~) |
| ③ 자금제공 조건 대포폰 개통 | ‘내구제대출’ 등 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타인·자기 명의 단말기를 개통해 이용 | 제32조의4① → 제95조의2 | 3년 이하 징역/1억원 이하 벌금 |
| ④ 유심 배달·전달·관리(심부름) | 의뢰를 받아 유심을 구입·배송하거나 단순 전달·관리 | 제30조 → 제97조 제7호 (정황에 따라 ⑤로 확대) | 구체적 정을 몰라도 통신용 제공으로 처벌 가능. 사기방조가 붙으면 가중 |
| ⑤ 중계기 설치·운용(중계소 관리책) | 중계기에 유심을 꽂아 작동시켜 해외 발신을 국내 번호로 변작·중계 | 제30조·제97조 + 제6조①·제95조(무등록 기간통신사업) + 정황상 제95조의2 | 제97조와 제95조 경합범. 징역형 선택 시 초범도 실형 가능 |
①은 진정한 피해자이지만, 인증번호나 인적정보를 자발적으로 넘긴 사실이 드러나면 도용 항변이 깨지고 ②로 전환됩니다. ②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초범이고 회선 수가 적으면 벌금형에 머무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③은 대포폰 개통 자체를 정면으로 처벌하는 조항이라 제97조보다 무겁습니다.
특히 짚어둘 것은 ④ 유심 배달·전달입니다. 퀵·심부름 형태로 유심을 구입·배송하거나 단순 관리만 했더라도, 그 행위가 타인의 통신용 제공에 해당하면 구체적 범죄 사정을 몰랐다는 항변과 무관하게 제97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법리상 고의는 통신을 연결해 준다는 인식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상당한 수익을 올리며 정황을 인식했다면 사기방조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⑤ 중계기 운용은 이 사다리의 최상단입니다. 단순 제공을 넘어 통신을 매개하는 사업을 직접 경영한 것으로 평가되어 제95조가 더해지고, 발신번호 변작 정황이 있으면 제95조의2까지 닿습니다. 법원이 비난가능성을 크게 보아 징역형을 선택하면 초범이라도 실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휴대폰 유심개통 매개 범죄와 대리점의 책임 -.. : 네이버블로그
📊 실제 판결로 보는 적용 — 같은 죄명, 정반대 결과
2026년 4월 같은 전기통신사업법위반으로 선고된 두 판결이 차이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중계기 1대와 유심 8개를 설치·작동시킨 중계소 관리책에게, 타인통신 매개(제97조)와 무등록 기간통신사업(제95조)을 함께 인정하고 각 징역형을 선택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2025고단2804). 반면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은 선불폰 3회선을 개통해 본인인증 정보를 넘긴 피고인에게 제97조만 적용하고 벌금형을 선택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2025고단357).
주목할 점은, 실형을 받은 쪽은 초범이었고 벌금에 그친 쪽은 동종·이종 전과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과가 무거운 사람이 더 가벼운 처벌을 받은 이 역전은, 이 분야 양형의 1차 변수가 전과나 회선 수가 아니라 행위가 제95조가 적용되는 운용·경영 단계로 올라갔는지임을 보여줍니다. 자기 회선을 넘기는 제공에 머물면 제97조 단독으로 벌금형 영역에 남을 가능성이 크지만, 중계기를 설치·운용하는 순간 제95조가 더해지고 법원이 이를 사업 경영으로 평가하면 초범이라도 실형으로 직행할 수 있습니다.
🔗 다른 법률과 결합되면 형이 더 무거워진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은 종종 다른 죄명과 함께 기소됩니다. 대가를 받고 통장·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빌려주면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제49조 제4항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됩니다. 보이스피싱 편취를 인식·용인하며 도운 것으로 인정되면 형법상 사기방조(제347조·제32조)가, 조직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인정되면 범죄단체활동죄(형법 제114조)가 더해집니다. 뒤의 두 죄명은 인식과 가담에 대한 별도 입증이 필요해 자동으로 성립하지는 않지만, 인정되면 형량이 크게 올라갑니다.
📝 정리와 대응
전기통신사업법은 통신사업의 등록·신고 질서와 통신망의 정상적 이용을 보호하는 법이고, 그 핵심 금지조항은 유심·회선 제공(제30조), 대포폰 개통(제32조의4), 발신번호 변작(제84조의2), 무등록·무신고 사업 경영(제6조·제22조)입니다. 벌칙은 제94조에서 제97조까지 행위의 무게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해져 있고, 같은 위반이라도 도용·제공·배달·운용 중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벌금과 실형이 갈립니다.
연루되었다면 본인의 행위가 운용·경영이 아니라 단순 제공이나 전달에 그쳤다는 점, 중계기 운용이나 조직 구조에 대한 인식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수사 초기에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법률사무소 어스는 외국인 형사사건을 포함한 형사 변호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 초기부터 가담 정도와 대응 방향을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