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여죄가 또 나왔다면 – 병합의 기술(홍대 변호사)

⚖️ 왜 ‘병합’이 형량을 좌우하는가

보이스피싱처럼 한 사람이 여러 건의 피해에 연루된 사건은, 모든 범죄가 한꺼번에 드러나지 않고 시차를 두고 하나씩 입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핵심은 흩어진 사건을 하나의 재판으로 합칠 수 있느냐입니다.

여러 사건을 한 재판에서 함께 선고받으면 하나의 형으로 묶여 전체 형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따로따로 재판받으면 형이 각각 더해져 결과적으로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추가 건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변호인은 가능한 한 사건들을 하나로 합치는 병합(변론의 병합) 을 목표로 전략을 짭니다.

법적으로 변론의 병합은 형사소송법 제300조에 근거합니다.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검사·피고인·변호인의 신청으로 결정으로써 변론을 병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습니다. 즉 병합은 권리가 아니라 법원의 재량 사항이라는 점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 피고인이 ‘구속’ 상태라면 — 6개월의 시간 싸움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다면 가장 먼저 구속기간이라는 시계가 돌아갑니다. 형사소송법 제92조에 따르면 구속기간은 원칙적으로 2개월이고, 1심에서는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에 한해 갱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심 구속은 최장 6개월(2개월 + 2개월 × 2회)까지 가능합니다.

이 6개월이 병합의 마지노선이 됩니다. 기존 본건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추가 범죄가 이 기간 안에 기소되어야 두 사건을 같은 재판부에서 합칠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변호인은 추가 건이 기소될 때까지 본건 재판을 최대한 늦춰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는 전략을 씁니다. 추가 건을 따로 떼어 재판받으면 형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차·3차 추가 건이 계속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더 복잡해집니다. 재판부에 사건을 합쳐줄 의지가 있다면, 기존 구속기간이 끝나기 전에 먼저 기소된 ‘1차 추가 건’을 근거로 새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음 추가 건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 한꺼번에 묶으려는 실무적 운용입니다.

정리하면 구속 상태의 병합은 ‘검사의 신속한 추가 기소’와 ‘재판부의 병합 의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가능합니다. 어느 한쪽이라도 늦거나 의지가 없으면 사건은 갈라집니다.


🕊️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라면 — 오롯이 판사님의 재량

불구속 상태에서는 구속기간이라는 6개월의 압박이 없습니다. 시간에 쫓길 이유가 없으므로, 재판부가 합쳐줄 마음만 있다면 추가 건이 기소될 때까지 본건 재판을 여유 있게 미뤄두고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결국 불구속 사건의 병합은 시간 변수가 빠진 채 오로지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그만큼 병합의 필요성과 실익을 변호인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소명하느냐가 중요해집니다.


⏳ “또 추가로 걸리면 어쩌나” — 입건 시기 실무 가이드

추가 범죄가 언제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한 분들을 위한 경험적 기준입니다. 같은 보이스피싱이라도 가담 형태(수법)에 따라 추가 입건 양상이 크게 다릅니다.

현금 수거책, 즉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은 경우라면, 최초 수사를 받은 뒤 약 3개월 동안 경찰에서 추가 피해자 관련 연락이 없으면 그 후로 추가 건이 새로 나올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어느 정도 안심해도 좋은 구간입니다.

반면 계좌 이체·인출책, 즉 본인 명의 통장을 사용한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경찰이 통장 거래 내역을 따라 꼬리물기 식으로 역추적하기 때문에,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뒤에 갑자기 추가 건으로 연락이 올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복불복’에 가까운 상황이라, 사건이 일단락된 듯 보여도 마음을 완전히 놓기는 어렵습니다.


📝 한 줄 요약

추가 범죄를 기존 재판에 합치려면(병합) 구속 상태에서는 6개월 구속기간 안에 추가 기소가 이뤄져야 하고, 불구속이든 구속이든 재판부의 병합 의지가 필수입니다. 추가 입건 시기는 수법에 따라 갈리는데, 현금 수거책은 수사 후 약 3개월이 지나면 추가 건 발생 확률이 크게 낮아지고, 통장을 사용한 인출·이체책은 길게는 1년 뒤까지 추가 입건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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