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머무는 사람에게 여권은 여행 서류 이상입니다. 체류 신분을 유지하고, 필요할 때 자진 입국하기 위한 기본 조건입니다. 여권이 만료되거나 무효·반납되면 현지 체류 연장, 은행·행정 절차, 제3국 이동, 한국 귀국이 한꺼번에 막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소중지·수배 상태라면, 추측이 아니라 외교부에 여권 발급 제한·거부·반납 조치가 실제로 걸려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왜 먼저 ‘제한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나
수사기관이 피의자가 해외로 나가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아 기소중지를 하면, 통상 「여권법」 제12조에 따라 외교부장관에게 다음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권 발급·재발급 거부 또는 제한
이미 가진 여권에 대한 반납명령 또는 무효처분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재외공관 신청 단계에서 거절됩니다. 반대로, 수사기관이 요청하지 않았거나 요청이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기소중지가 있어도 창구에서는 “제한 없음”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청부터 하기 전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보공개청구로 외교부(또는 여권 담당 부서)에 본인에 대한 발급 거부·제한·무효·반납 조치 존부, 근거 조문, 요청 기관, 기간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본인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이고, 비공개되더라도 그 사유를 서면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확인해야 할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여권 발급·재발급 거부 또는 제한이 있는지
있다면 「여권법」 제12조 몇 호, 제12조의2인지
요청 기관이 검찰인지 경찰인지
기존 여권 무효·반납이 있는지
제한 기간과 해제 요청 가능 여부
여권 무효화 조치 및 반납명령 (병역법 등 위.. : 네이버블로그
여권법 제12조 제1항, 거부되는 사람
외교부장관은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발급·재발급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자주 인용되는 제1호만 보면 안 됩니다.
제1호
장기 2년 이상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된 사람,
또는 장기 3년 이상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중지 또는 수사중지(피의자중지) 되거나 체포영장·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람 중 국외에 있는 사람
현행 문언에는 피의자중지, 체포·구속영장도 들어가 있습니다. “수배”라는 말 자체는 독립 사유가 아닙니다.
제2호·제2호의2
여권법 제24조~제26조(위조·부정발급 등) 죄로 실형 집행이 끝나지 않았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
제3호·제3호의2
그 밖의 죄로 금고 이상 실형 집행이 끝나지 않았거나, 금고 이상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
제4호
국외에서 안전보장·질서유지·통일·외교정책에 중대한 침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출국 시 테러 등으로 생명·신체 위험이 큰 사람, 보안관찰처분 기간 중 경고를 받은 사람 등. 이 호는 법무부장관 협의와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제12조는 “거부할 수 있다”는 재량입니다. 해외여행의 자유(헌법 제14조)를 제한하므로, 요건이 없거나 지나치면 위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7두10846 취지).
국외여행허가, 국적상실신고, 여권법 위반 관련.. : 네이버블로그
기소중지여도 재발급되는 경우가 있다
법령상 기소중지 + 국외 체류 + 장기 3년 이상 형은 거부 가능 사유입니다. 그러나 거부는 자동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의 요청과 외교부의 등록·처분이 있어야 창구에서 막힙니다.
최근 실무에서는 별도의 행정제재(거부·제한·무효·반납)가 전산에 등재되어 있지 않으면, 기소중지 상태라도 재발급이 이루어진 사례가 확인됩니다. 이를 법적 권리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무상으로는 다음을 시사합니다.
수사기관이 외교부에 제12조 요청을 하지 않았거나, 요청이 유지되지 않았을 가능성
해당자를 적극적 도피 사범으로 분류해 강제 송환을 추진하는 단계가 아닐 가능성
반대로, 행정제재가 등재되어 있다면 기소중지만으로도 재발급이 거절될 수 있고, 기존 여권은 반납·무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소중지 = 무조건 불허” 또는 “최근엔 다 나온다” 둘 다 위험합니다. 정보공개로 등재 여부를 확인한 뒤 신청 여부를 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거부·제한과 이미 가진 여권에 대한 제재
| 조치 | 근거 | 의미 |
|---|---|---|
| 발급·재발급 거부 | 제12조 제1항 | 새로 내주지 않음 |
| 발급·재발급 제한 | 제12조의2 | 1~3년간 내주지 않음(여권법 위반 후, 외국 중대 위법 통보 등) |
| 무효 | 제13조 | 가진 여권의 효력을 없앰 |
| 반납명령 | 제19조 | 기한 안에 여권을 돌려내라고 함 |
| 직접 회수 | 제20조 | 반납하지 않으면 공무원이 회수 |
| 여행증명서 | 제14조 | 귀국 등 목적의 대체 서류 |
수사기관은 제12조 제1항 제1호 해당자가 유효 여권을 가지고 있으면 외교부에 무효 또는 반납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23조). 반납명령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기한을 넘기면 그 여권은 효력을 잃습니다.
제12조의2 제한은 “형이 끝난 뒤” 일정 기간 막는 제도입니다. 여권법 위반 실형 종료·면제 후 2년, 집행유예 기간 경과 후 1년, 외국에서 확정된 중대 위법으로 강제퇴거·항의 등이 통보된 경우 법정형에 따라 1~3년입니다.
국외 선거범죄는 「공직선거법」 제218조의30이 따로 있어, 선관위·검사·사법경찰관 요청이 있으면 제한·반납을 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배·기소중지가 해제되면
제1호는 현재 기소 중이거나, 현재 기소중지·피의자중지·영장이 있고 국외에 있는 사람입니다. 수배가 해제되고 기소중지·영장이 취소·실효되면, 그 호만으로는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자동 해제는 아닙니다.
가. 수사기관이 외교부에 해제 요청을 해야 전산에서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시행령 제26조 제1호).
나. 별건 기소, 미집행 형, 집행유예 기간, 제12조의2 기간, 제4호 사유가 있으면 계속 막힐 수 있습니다 .결혼 후 동거 목적 출국, 해외이주신고 확인서, 외국 영주권·장기체류 사증 취득(예정)도 해제 검토 사유입니다(시행령 제26조).
다. 해외 체류자에게는 해제 전이라도 귀국용 여행증명서, 친족 사망·위독 등 긴급 인도적 목적 한정 여권(제12조 제4항 또는 제12조의3, 시행령 제26조의3)이 가능한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유효기간은 그 목적을 위한 최소 기간입니다.
실무 대응 순서
1단계. 정보공개청구로 등재 여부 확인
외교부에 본인 여권 거부·제한·무효·반납 존부를 청구합니다. 신청 전에 하면 거절 리스크와 수수료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2단계. 결과에 따라 신청 또는 원인 해소
행정제재가 없으면, 최근 실무상 기소중지여도 재발급이 되는 예가 있습니다. 다만 신청 과정에서 새로 조회·요청이 붙을 수 있으므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제재가 있으면 수사기관에 기소중지 재기·수배 해제·여권제한 해제 요청을 하고, 같은 자료를 외교부·재외공관에 냅니다.
3단계. 소명
혐의 경중, 합의·변제, 공소시효, 자진 입국·조사 의사, 현지 체류·가족 사정을 서면으로 밝힙니다. 기소중지 사실만으로 장기 3년 이상 죄를 범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행정소송에서 제기된 바 있습니다.
4단계. 처분이 나오면 불복
여권 거부·제한·무효·반납은 행정처분입니다.
| 절차 | 기간 | 내용 |
|---|---|---|
| 이의신청 | 거부처분을 받은 뒤 | 외교부에 재검토 |
| 행정심판 | 안 날 90일, 있은 날 180일 | 위법·부당, 재량 남용 |
| 행정소송 | 안 날 90일, 있은 날 1년 | 보통 여권발급거부처분 취소 |
심판을 반드시 먼저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기간 중 하나라도 지나면 본안 전에 각하될 수 있습니다. 거부 후 수배가 해제되어 다시 신청했는데 또 거부되면, 그 재거부는 새로운 처분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해외 체류자에게 유효 여권은 체류와 자진 입국의 전제입니다. 기소중지 시 수사기관이 제12조에 따라 거부·제한·반납을 요청하는 것이 통상이나, 행정제재가 등재되지 않으면 재발급된 사례가 있고, 이는 강제 송환을 위한 적극적 도피 사범 단계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먼저 정보공개청구로 조치를 확인하고, 등재되어 있으면 해제 요청과 불복을, 없으면 신청하되 조회 결과를 문서로 남기시기 바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