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은 현장소장이 했는데, 왜 대표인 제가 조사를 받나요?
출입국·외국인청 단속에서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이 적발되면 사업장에는 세 사람이 동시에 조사 대상에 오릅니다.
실제로 사람을 뽑은 직원, 회사를 대표하는 대표이사, 그리고 법인 자체입니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저는 채용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와 “회사가 한 일이지 제 개인 일이 아닙니다”입니다.
두 말 모두 절반만 맞습니다. 누가 처벌되는지는 직함이 아니라 법 조문이 의무를 누구에게 지웠는지, 그리고 그 업무를 실제로 결정한 사람이 누구인지로 갈립니다. 이 구조를 정해 주는 것이 양벌규정(兩罰規定)입니다.

양벌규정은 세 층으로 읽습니다
형벌 조문은 대개 의무·금지 규정, 벌칙 본조, 양벌규정의 세 층으로 짜여 있습니다.
먼저 “누가 무엇을 하면 안 된다”를 정하고, 다음으로 그 위반자에 대한 형량을 정한 뒤, 마지막에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이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한다”는 양벌규정을 둡니다.
양벌규정은 두 가지 일을 합니다.
하나는 이익이 귀속되는 사업주(법인 또는 개인)를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벌칙 본조의 수범자가 아닌 사람이라도 그 업무를 실제로 집행한 “행위자”라면 처벌할 근거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라는 문구를 행위자 처벌의 근거 규정으로 읽어 왔습니다(대법원 1999. 7. 15. 선고 95도287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8401 판결 등).
그래서 대표의 책임은 의무·금지 규정의 첫 단어에서 갈립니다.
| 구분 | 수범자가 한정된 조문 | “누구든지”로 시작하는 조문 |
|---|---|---|
| 예시 | 결혼중개업법 제12조 제1항(“결혼중개업자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직상 수급인은”) |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3항, 제21조 제2항 |
| 벌칙 본조의 직접 적용 대상 | 등록·신고를 한 사업주(법인이면 법인) | 실제로 그 행위를 한 사람 |
| 대표·임직원을 처벌하는 길 | 양벌규정의 “행위자”에 해당할 때만 | 벌칙 본조로 직접 |
| 법인 처벌 | 양벌규정에 따른 벌금형 | 양벌규정에 따른 벌금형 |
대상판례 ①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5도12357 판결 — 국제결혼중개업체의 대표·팀장·직원
대법원은 법인이 등록한 업체에서 대표·팀장·직원을 처벌하는 길은 양벌규정 하나 뿐이라고 했습니다.
국제결혼중개업을 등록한 주식회사의 대표자(피고인 A), 그 배우자인 팀장(피고인 B), 직원(피고인 C)이 베트남 협력업체에서 받은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키·몸무게 자료를 홈페이지 가입 회원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낸 사건입니다. 검사는 결혼중개업법 제12조 제1항이 금지하는 차별·인권침해 우려 광고로 기소했습니다.
제26조는 이를 어긴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다만, 제2조 제5호는 결혼중개업자를 ‘제3조에 따라 신고하거나 제4조에 따라 등록한 자’로 정의합니다.
원심은 업자를 회사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대표는 적용법조에 형법 제33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했습니다.
팀장과 직원은 회사와 공동정범이라는 이유로 형법 제33조·제30조를 적용해 유죄로 했습니다. 같은 일을 한 사람들인데, 법조 한 줄 차이로 결론이 갈렸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의정부지법 2024노2093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업자는 신고·등록을 하고 영업 이익이 돌아가는 사업주입니다. 법인이 등록했다면 그 법인만 업자입니다. 대표, 팀장, 직원은 업자가 아닙니다.
개인을 벌하는 문은 제27조 양벌규정 하나입니다.
대표·사용인·종업원이 회사 업무로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고, 그 밖에 회사에도 벌금을 과합니다. 회사가 위반을 막으려고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면 회사는 벌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감독을 게을리한 자기책임으로 벌금형을 받습니다. 직원과 함께 범죄를 실행한 공범이 아닙니다. 그래서 회사와 사람 사이에는 형법 제30조 공동정범도, 신분이 없는 사람에게 죄를 확장하는 형법 제33조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동정범은 대표·팀장·직원끼리만 문제 됩니다
이 판결이 대표에게 주는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등록은 회사 명의이니 나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는 절반만 맞습니다. 제26조 본조로 직접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료를 고르거나 보내라고 지시하거나 직접 보냈다면 제27조의 행위자로 처벌됩니다. 대법원은 대표 무죄 부분도 함께 파기했습니다. 무죄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실제 행위자인지를 다시 보라는 뜻입니다. 도장과 명의만 빌려 주고 발송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행위자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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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판례 ②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도3844 판결 —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가 처벌된 이유
대법원은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를 임금 연대책임 위반의 “행위자”로 보아 유죄를 확정했습니다(상고기각).
피고인은 건설회사 E의 사내이사로, 철근콘크리트공사를 하도급받은 뒤 그중 목공공사를 건설업 등록이 없는 A에게 E 명의로 다시 하도급했고, A가 근로자들의 임금을 주지 못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는 건설업에서 도급이 2차례 이상 이루어진 경우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임금을 주지 못하면 직상 수급인이 연대하여 지급하도록 합니다.
제44조와 달리 직상 수급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도 책임을 집니다.
대법원은 이 책임의 주체가 “직상 수급인”, 즉 하도급을 준 사업주(이 사건에서는 법인 E)로 한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사내이사 개인이 처벌된 근거는 근로기준법 제115조 양벌규정입니다.
대법원은 “직상 수급인의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를 무등록 하수급인에게 하도급하는 업무와 하도급대금 등 자금을 집행하는 업무를 사실상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이나 권한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판단 요소로는 회사와 행위자의 관계와 지위, 하도급계약 체결 경위, 하도급대금과 임금의 지급 방식, 자금 집행 권한, 하도급으로 생긴 경제적 이익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들었습니다.
대표이사는 계약서 작성과 보증서 발급에만 형식적으로 관여했고, 수주·하도급·현장 지휘·비용 지출은 사내이사가 도맡았습니다.
지급 금액·시기·방법도 사내이사가 정했고, 수익은 관리비 명목의 일부를 빼면 대부분 사내이사에게 돌아갔습니다.
대법원은 그가 회사의 실경영자라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해당 하도급 업무의 행위자에는 해당한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판결의 요지는 직함보다 실질적 결정권이 책임을 정한다는 것입니다.
명의만 빌려준 대표이사보다 실제로 하도급과 돈을 결정한 임원이 행위자가 되고, 반대로 대표가 그 결정을 직접 했다면 대표가 행위자가 됩니다. 벌규정의 행위자는 대표이사만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업무를 실제로 집행한 사내이사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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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관리법에 대입하면 — 대표이사는 언제 처벌되나
외국인 불법고용은 두 대상판례와 출발점이 다릅니다.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3항은 “누구든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이 없는 사람을 고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제94조 제9호는 이를 위반해 “고용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수범자가 사업주로 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채용을 직접 결정하거나 지시한 대표이사는 양벌규정을 거치지 않고 이 조문으로 바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표라는 지위만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005 판결은 종업원이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을 고용한 사안에서, 대표이사가 그 행위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고용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현장을 전반적으로 관리했지만 일용직 수급은 부사장과 현장소장이 맡았던 건설회사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이 이 이유로 파기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출입국관리법에 “고용한 사람”이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모두 포함한다는 규정이 없고, 양벌규정의 적용 대상도 대표이사가 아니라 회사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법인은 제99조의3 양벌규정으로 처벌됩니다. 대표자나 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불법고용(제94조 제9호), 불법고용 알선·권유(제94조 제10호), 근무처 변경·추가허가를 받지 않은 외국인의 고용(제95조 제6호)을 하면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합니다. 개인사업장이라면 사업주 본인이 이 “개인”에 해당하므로, 직원이 채용한 경우에도 사업주가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상황 | 실제 채용한 사람 | 대표이사 개인 | 법인 또는 개인사업주 |
|---|---|---|---|
| 대표가 직접 채용·지시·승인 | 대표 본인 | 제94조 제9호로 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제99조의3에 따른 벌금형 |
| 직원·현장소장이 채용, 대표는 관여 없음 | 직원·현장소장이 제94조 제9호로 처벌 | 알 수 있는 지위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 불가(2017도3005) | 벌금형. 상당한 주의·감독을 다했으면 면책 |
| 개인사업장에서 직원이 채용 | 직원이 제94조 제9호로 처벌 | 해당 없음 | 사업주 본인이 벌금형. 상당한 주의·감독을 다했으면 면책 |
두 대상판례가 여기서 쓰이는 지점은 “누가 실제로 결정했는가”를 가리는 기준입니다.
2025도3844 판결이 든 독자적 판단·권한, 자금 집행 권한, 이익의 실질적 귀속은 불법고용 사건에서도 조사관과 법원이 채용 결정권자를 찾을 때 보는 사정과 같습니다. 인력사무소 계약을 누가 맺었는지, 일당을 누가 정하고 지급했는지, 신분증을 누가 확인했는지가 결국 대표 개인의 형사책임을 가릅니다.
불법고용이 적발된 대표가 지는 책임 네 가지
형사처벌은 그중 하나일 뿐이고, 절차·행정·노동 책임이 함께 따라옵니다.
첫째는 형사책임입니다.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을 고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제94조 제9호), 근무처 변경·추가허가를 받지 않은 외국인을 고용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21조 제2항, 제95조 제6호). 비자가 있는 외국인이라도 지정된 근무처가 따로 있다면 두 번째 조문에 걸릴 수 있습니다.
둘째는 범칙금과 고발입니다. 출입국사범 사건은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제101조 제1항). 관서의 장은 조사 결과 범죄의 확증을 얻으면 벌금에 상당하는 범칙금을 통고할 수 있고(제102조 제1항), 정상이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 즉시 고발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범칙금은 시행규칙 별표의 양정기준에 따르되, 위반 동기와 결과, 부담능력, 위반 횟수 등을 참작해 기준액의 2분의 1 범위에서 경감하거나 가중할 수 있습니다(시행규칙 제86조). 조사 단계의 진술과 소명이 금액과 고발 여부를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셋째는 고용제한입니다.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여 처벌을 받은 사용자에 대해 그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3년간 외국인근로자 고용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 제3호). 고용허가제 인력에 의존하는 사업장에는 벌금보다 큰 타격이 됩니다.
넷째는 임금 책임입니다. 취업자격이 없는 외국인과 맺은 근로계약도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 외국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합니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누12067 판결). 일한 기간의 임금과 퇴직금은 그대로 지급해야 하고, 주지 않으면 임금체불로 다시 처벌됩니다. 근로기준법은 출입국관리법과 달리 사용자를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 넓게 정의하므로(제2조 제1항 제2호), 대표이사는 임금체불의 직접 처벌 대상이 됩니다.
임금체불의 법정형은 2026년 10월 8일부터 올라갑니다. 2026. 4. 7. 공포된 개정 근로기준법은 임금체불과 제44조·제44조의2 연대책임 위반의 벌칙을 제109조에서 제107조로 옮기고, 법정형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였습니다.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은 제107조 제2항으로 유지되지만, 명단 공개된 체불사업주가 공개 기간 중 다시 체불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표와 법인이 책임을 줄이려면 — “상당한 주의와 감독”
법인과 개인사업주가 양벌규정의 벌금형을 피하는 길은 출입국관리법 제99조의3 단서 하나입니다.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처벌하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15조에도 같은 단서가 있습니다. “몰랐다”는 말로는 부족하고, 평소 무엇을 해 두었는지를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세 가지를 갖춰 두시기를 권합니다. 채용 전에 외국인등록증의 체류자격과 체류기간, 지정 근무처를 확인하고 그 사본과 확인 일자를 보관하는 절차를 두는 것이 첫째입니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받는 일용 인력도 예외가 아니며, 2017도3005 사건도 인력사무소에서 소개받은 근로자에서 시작됐습니다. 둘째는 채용 권한을 누가 가지는지를 위임전결규정이나 업무분장표로 문서화하는 것이고, 셋째는 채용 담당자와 현장소장에 대한 교육과 점검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단속 이후라면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누가 채용을 결정했는지에 대한 진술이 대표 개인의 형사책임, 법인의 벌금, 범칙금 액수, 고용제한 여부를 한꺼번에 좌우합니다. 대표가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자신이 채용했다고 진술해 버리면 2017도3005 판결이 열어 둔 방어 여지가 사라집니다. 반대로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은 사실과 다르면 더 큰 문제를 만듭니다. 있는 그대로의 결재 구조를 자료로 제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마무리
양벌규정 사건에서 처벌 대상은 명함이 아니라 조문의 수범자와 실제 결정권자로 정해집니다. 외국인 불법고용에서 대표는 직접 채용했다면 벌칙 본조로, 법인은 주의·감독을 게을리했다면 양벌규정으로 처벌되고, 범칙금·고용제한·임금 책임이 뒤따릅니다. 단속 통지를 받았거나 출석 요구를 받으셨다면 첫 조사 전에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즉, 법인 벌금은 세 가지가 따로 필요합니다.
법인이 별도로 기소되어야 하고, 사내이사 등 행위자의 위반이 법인 업무에 관한 것이어야 하며, 법인이 감독을 다했다는 면책이 인정되지 않아야 합니다. 행위자 유죄는 그 요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양벌규정에 의한 사업주 처벌이 행위자의 처벌에 종속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행위자가 처벌되지 않아도 사업주를 벌할 수 있고, 행위자가 처벌되어도 사업주가 당연히 벌금형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7673 판결).
법률사무소 어스 (홍대입구역) · 출입국·외국인 사건 전문 · 02-336-27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