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회화지도) 비자, 어디까지 가르칠 수 있나

“원어민 강사에게 수학도 조금 가르치게 했는데 문제가 되나요?” “학원 안에 있는 키즈카페에서 커피 좀 내려준 게 불법고용인가요?” “학부모가 ‘영어로 수업했다’고 진술했다는데, 그것만으로 처벌되나요?”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들과 원어민 강사분들에게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회화지도(E-2)는 발급 자체보다 “입국 후에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는가”가 문제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 체류자격입니다. 강사 본인은 자격외활동으로, 학원장은 불법고용으로 동시에 형사 입건되는 구조여서 파장도 큽니다. 출입국 실무상 범칙금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부정할 경우,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2의 법적 구조를 먼저 정리하고, 최근 선고된 무죄 판결을 포함해 실무에서 방어 논리로 쓸 수 있는 무죄 사례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1. E-2(회화지도)란 무엇인가

(1) 법적 근거

회화지도(E-2)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 1의2] 제15호에 규정된 체류자격입니다. 활동범위는 이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자격요건을 갖춘 외국인으로서 외국어전문학원, 초등학교 이상의 교육기관 및 부설 어학연구소, 방송사 및 기업체 부설 어학연수원,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기관 또는 단체에서 외국어 회화지도에 종사하려는 사람

같은 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은 교수(E-1)부터 선원취업(E-10)까지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으로 열거하면서, “취업활동은 해당 체류자격의 범위에 속하는 활동으로 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이 한 문장이 E-2 사건의 거의 모든 쟁점을 만들어 냅니다.

(2) 자격요건 — 두 개의 축

구분요건
국적·학력해당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그 국가에서 대학 이상을 졸업하고 학사 이상 학위 소지
학력 대체해당 외국어 모국어 국가에서 고교·전문대 졸업 후 국내 대학에서 학사 이상 취득한 경우
영·중·일어 외 언어해당 외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공인 교원자격 또는 해당 외국어 관련 학과 학사 이상
결격 심사범죄경력증명서, 채용신체검사서(마약검사 포함, 시행규칙 제76조 제2항 [별표 5의2])

여기서 실무상 자주 놓치는 지점이 “영어권 국가 국민”과 “영어 강사”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위 부산지법 사건의 강사는 스페인 국적이었습니다. 스페인 국적자는 원칙적으로 스페인어 회화지도로 E-2를 받습니다. 이 사람이 영어를 가르치면 — 아무리 영어를 잘하더라도 — 체류자격의 범위를 벗어난 활동이 됩니다.

(3) 근무처는 “지정”된다

E-2는 초청기관이 특정되는 자격입니다. 따라서 세 가지 축이 동시에 걸립니다.

  • 제18조 제2항 — 지정된 근무처가 아닌 곳에서 근무 금지
  • 제21조 제1항 — 근무처 변경·추가는 사전 허가
  • 제20조 —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 외의 다른 체류자격 활동을 하려면 사전에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

2. 무엇이 처벌되는가 — 조문별 정리

E-2 사건은 “강사 처벌”과 “학원장 처벌”이 별개 조문으로 갈립니다. 실무에서 이 구분을 정확히 해야 다툴 지점이 보입니다.

(1) 외국인 강사 측

행위근거법정형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 없이 다른 자격 활동제94조 제12호(제20조 위반)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체류자격·체류기간 범위를 벗어난 체류제94조 제7호(제17조 제1항)3년 이하 / 3천만원 이하
지정 근무처 아닌 곳 근무제95조 제5호(제18조 제2항)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허가 없는 근무처 변경·추가제95조 제6호(제21조 제1항)1년 이하 / 1천만원 이하

(2) 학원장·고용주 측

행위근거법정형
취업활동 자격 없는 외국인 고용제94조 제9호(제18조 제3항)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고용 알선·권유(업으로)제94조 제10호(제18조 제4항)3년 이하 / 3천만원 이하
근무처 변경허가 없는 외국인 고용제95조 제6호(제21조 제2항)1년 이하 / 1천만원 이하

핵심 포인트: E-2 소지자에게 회화지도 아닌 일(수학 수업, 카페 서빙, 사무 보조)을 시키면, 검찰은 통상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제94조 제9호)으로 기소합니다. 즉 “체류자격은 있지만 그 범위 밖의 일”을 시킨 것을 “자격 없는 자를 고용한 것”과 같이 취급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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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행정처분 — 형사처벌보다 더 아플 수 있다

형사절차와 별개로 출입국사범심사를 거쳐 범칙금 통고처분, 출국명령, 강제퇴거, 입국금지가 이어집니다. 학원 측은 고용제한 처분을 받아 이후 외국인 강사 초청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벌금 몇백만 원보다 이쪽이 훨씬 치명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3. 무죄 사례

가장 최근의, 그리고 E-2 실무에 직결되는 무죄 판결입니다.

(1) 사안

피고인: C 어학원 운영자(원장)

공소사실: 회화지도(E-2)로 입국한 스페인 국적 강사 D에게 체류자격 외 활동인 영어 수업과 학원 내 키즈카페에서 커피 제공 등을 하게 하여 고용했다(제18조 제3항 위반)

발단: 어느 단체가 “인가 없는 국제학교 운영, 무자격 외국인 강사 채용” 의혹으로 고발

(2) 검찰이 제출한 증거와 그 운명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하나씩 무너뜨렸습니다. 이 판결의 실전적 가치는 여기에 있습니다.

① 경찰관의 법정진술 → 증거능력 부정

수사 초기 학원을 방문했을 때 “원장이 ‘여자 강사는 영어와 수학을 가르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 아닌 자가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전문진술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법원은 피고인이 그로부터 1주일 뒤 진술거부권·변호인선임권을 고지받고 피의자로 조사받으면서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한 점을 들어, 2022. 5. 13. 방문조사 당시의 진술이 특신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증거능력 없음

실무 시사점: 출입국·경찰의 현장 방문조사 단계 진술은 진술거부권 고지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판결은 그런 현장 진술이 나중에 법정에서 전문진술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말하면, 원장님들은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추측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② 학부모 진술(수사보고서) → 신빙성 부정

경찰은 압수한 수강생 대장을 토대로 학부모 H에게 전화해 “여자 외국인 선생님도 영어로 수업했나요”라고 물었고 H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H는 2025. 11. 20.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런 취지로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아이가 ‘D 티처’라고 부른 적이 있어 이름을 기억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법원: 증거동의로 증거능력은 인정되지만, 수사보고서에 기재된 H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실무 시사점: 전화 조사로 작성된 수사보고서는 진술자가 법정에서 부인하면 무너집니다. 변호인은 관련자 법정 증인신청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변호인 의견서(2025. 7. 29.자)에 학부모의 사실확인서를 첨부해 미리 탄핵 기반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③ 시간표 → 입증력 없음

압수된 시간표에는 강사 이름 아래 학생 이름만 있고 수업 내용(과목)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 시간표만으로는 영어 수업인지 스페인어 수업인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3) 결론 —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법원은 솔직하게 의심을 드러냈습니다.

“이 사건 어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수가 그리 많아 보이지도 않는바, 과연 이 학생들이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 수업을 받은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외국인 강사가 실제로는 영어 수업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을 인용해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공소사실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범죄사실 인정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주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의 증명이 그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4. 무죄 사례

쟁점: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로부터 외국인을 파견받아 일을 시킨 경우, 제18조 제3항의 ‘고용’인가?

결론: 아니다(무죄 확정).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의 ‘고용’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파견사업주로부터 그에게 고용된 외국인을 파견받아 자신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더라도, 이를 제94조 제9호·제18조 제3항이 금지하는 고용이라고 볼 수 없다.

활용 포인트: 학원이 외부 교육업체·프랜차이즈 본사·파견업체를 통해 원어민 강사를 공급받아 수업만 시킨 구조라면, 학원장이 곧바로 ‘고용한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누가 급여를 지급했는가, 근로계약의 상대방이 누구인가를 계약서·급여이체내역으로 특정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5. 무죄 사례

쟁점: 종업원이 무자격 외국인을 고용했는데, 대표이사가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있는가?

결론: 안 된다(원심 파기환송).

출입국관리법은 제94조 제9호의 ‘고용한 사람’에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모두 포함한다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양벌규정(제99조의3)은 주식회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아니라 회사를 적용대상으로 한다. 죄형법정주의상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히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종업원의 고용행위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대표이사가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활용 포인트: 법인 형태로 학원을 운영하는 경우, 채용 실무를 부원장·교무실장이 전담했다면 대표자 개인의 형사책임은 별도로 심리·증명되어야 합니다. “대표니까 당연히 안다”는 논리는 대법원이 이미 배척했습니다. 실제 채용 결재라인과 급여 지급 구조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6. 종합 — E-2 사건 방어의 5가지 축

판결에서 도출되는 실무 전략입니다.

① “무슨 과목을 가르쳤는가”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자격외활동 사건의 핵심 사실은 “실제 수업 내용”입니다. 시간표에 과목이 없고, 교재·녹취·학생 진술이 없다면 검사의 입증은 대체로 부족합니다.

② 현장 방문조사 진술은 전문진술 법리로 다툴 수 있다 진술거부권 고지 없이 이루어진 현장 진술을 수사관이 법정에서 전하는 형태라면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특신상태를 정면으로 다투십시오.

③ 전화조사 수사보고서는 증인신문으로 무너진다 학부모·수강생 진술이 수사보고서 형태로만 존재한다면, 반드시 법정 증인으로 불러 확인해야 합니다. 사전에 사실확인서를 확보해 두면 더 안정적입니다.

④ ‘고용’의 실체를 다투라 파견·위탁·프리랜서 용역 구조라면 2018도3690이, 법인의 대표자라면 2017도3005가 직접 적용됩니다.

⑤ 고의를 다투라 E-2 강사의 국적과 담당 언어가 불일치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면 고의가 문제됩니다. 다만 채용 시 여권·외국인등록증·사증 스티커의 체류자격 확인은 고용주의 기본 의무로 평가되므로,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확인 절차를 실제로 거쳤다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7. 학원 운영자를 위한 예방 체크리스트

채용 전 외국인등록증·사증의 체류자격(E-2)과 체류기간 원본 확인 및 사본 보관

강사의 국적·모국어와 실제 담당 언어가 일치하는지 확인 (스페인 국적자 → 스페인어)

근무처가 우리 학원으로 지정되어 있는지 확인, 아니면 근무처 변경·추가 허가 선행

회화지도 외 업무(행정, 카페, 셔틀 운전, 타 과목 수업)를 시키지 않기 — 필요하면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미리

시간표에 과목명을 명확히 기재하고 교재·커리큘럼 보관 (이번 사건에서 과목 미기재 시간표는 결과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정상적 운영 증명 자료로는 과목 기재가 안전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으면 현장에서 추측성 답변을 하지 말고, 자료 확인 후 서면으로 답변

형사절차와 별도로 진행되는 출입국사범심사·고용제한 처분에 대한 대응 병행


8. 마치며

판결은 “실제로 영어를 가르쳤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남은 상태에서 나온 무죄입니다. 그만큼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선량함의 증명이 아니라 검사 입증의 공백을 정확히 짚어낸 변론의 결과입니다.

E-2 자격외활동·불법고용 사건은 겉보기에 “벌금 몇백만 원짜리 약식사건”으로 보이지만, 외국인 강사에게는 출국명령과 입국금지가, 학원에는 고용제한이 따라붙습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 한 마디가 3년 뒤 판결을 좌우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은 시점에 바로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강제퇴거명령 받아도 구제될 수 있다 – 외국인..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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