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표현·가짜뉴스에 손해배상 5천만 원 — 정보통신망법, 동포와 외국인이 꼭 알아야 할 것

왜 이 개정이 동포·외국인에게 특별한가

법이 바뀌었다는 소식은 자주 들립니다. 그런데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은 결이 좀 다릅니다. 지난 십수 년간 외국인·동포 사건을 맡아오면서 가장 자주 들었던 말이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였습니다. 인터넷에 특정 국적 집단을 향한 모욕적인 글이 올라와도,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성립하는데 ‘○○국 사람들’이라는 표현으로는 특정성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26년 1월 6일 공포되어 2026년 7월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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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혐오표현이 ‘불법정보’ 목록에 들어왔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은 음란물, 명예훼손 정보, 마약 관련 정보처럼 유통 자체가 금지되는 ‘불법정보’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여기에 제2호의2가 신설되었습니다.

공공연하게 인종, 국가, 지역, 성별, 장애, 연령, 사회적 신분, 소득수준 또는 재산상태를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가)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또는 (나)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가 그것입니다.

조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해당 집단에 소속된 개인을 포함한다)’이라는 괄호 문구입니다. 집단 전체를 향한 혐오표현이라 하더라도, 그 집단에 소속된 개인이 청구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형법상 특정성 요건에 막혀 있던 문이 민사 손해배상 쪽에서 열린 셈입니다.

둘째, 가짜뉴스도 함께 규제 대상이 되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허위조작정보’를 새로 정의했습니다.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허위정보’와,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조작정보’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① 허위 또는 조작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 ②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을 것, ③ 타인의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것, 이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풍자와 패러디는 명문으로 제외됩니다.

2026년 5월 15일 한 언론사 유튜브에 올라온 “중국인 서울 강남 아파트 944채 기습 매수” 콘텐츠가 좋은 예시입니다. 실제로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강남구에서 아파트를 매수한 중국인은 5명이었고, 해당 언론사는 5월 21일 콘텐츠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냈습니다. 특정 국적 집단이 부동산을 싹쓸이한다는 허위 정보는 그 자체로 증오심을 조장하는 성격을 갖습니다. 이 사건은 개정법 시행 전이라 소급 적용되지 않지만,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셋째, 손해배상의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인터넷 게시글로 정신적 피해를 입어도 위자료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손해액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개정 제44조의10 제2항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손해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 액수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때에는, 법원이 확정판결까지의 소요기간 등 법 위반상태의 지속기간, 변론 전체의 취지, 증거조사 결과를 고려해 5천만 원 범위 내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제3항의 가중 손해배상이 얹힙니다. 정보 전달을 업으로 하는 게재자가 ①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임을 알았고, ②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었으며, ③ 실제로 피해자에게 법익 침해가 발생했다면, 인정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적용 대상은 시행령 제35조의4가 정합니다. 직전 3개월 동안 총 3개 이상의 정보를 게재해 광고·후원 등으로 수익을 얻은 사람 중, 구독자 등의 수가 10만 명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이 10만 회 이상인 자입니다. 두 요건은 ‘각 목의 어느 하나’로 규정되어 있어 하나만 충족해도 대상이 됩니다. 이 점을 ‘둘 다 충족해야 한다’고 잘못 소개한 자료들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법원이 배상액을 정할 때 고려하는 사항도 제4항에 열한 가지가 열거되어 있습니다. 가해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전파의 정도, 이미 확정판결로 허위로 판명된 내용을 알면서도 다시 올렸는지, 본문과 명백히 다른 내용을 제목이나 자막으로 강조했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이른바 ‘어그로 썸네일’이 양형 요소가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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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형사처벌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부분에서 오해가 많습니다. “이제 혐오 글 쓰면 처벌받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정확히 답하면 이번 개정으로 혐오표현 게시자를 직접 처벌하는 형사조항이 신설된 것은 아닙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을 보면, 제44조의7 제1항 중 형사처벌 대상은 제1호(음란한 부호·문언·영상의 배포·전시)와 제3호(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정보의 반복 도달)뿐입니다. 이번에 신설된 제2호의2, 즉 혐오표현은 여기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제9호(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역시 그 자체로는 처벌조항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73조 제5호는 무엇일까요. 방미통위가 제44조의7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내린 처리 거부·정지·제한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입니다. 여기서 ‘자’는 명령을 받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나 게시판 관리·운영자입니다. 플랫폼 측의 의무 위반을 제재하는 것이지 최초 게시자를 겨냥한 조항이 아닙니다. 다만 이번 개정으로 제2호의2가 제3항의 명령 대상에 포함되었으므로, 혐오표현에 관한 시정명령을 무시한 운영자는 형사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게시자는 형사책임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혐오 게시물이 다른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순간 기존 형법과 특별법이 작동합니다. 실무에서는 오히려 이쪽이 주된 무기입니다.

첫째,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상태에서 비방 목적으로 거짓 사실을 적시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이 적용됩니다.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게다가 같은 조 제4항은 이 죄로 취득한 금품이나 이익을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했습니다. 조회수로 수익을 얻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에게는 벌금보다 이쪽이 더 아플 수 있습니다. 다만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둘째, 거짓 사실이 아니라 경멸적 표현이라면 형법 제311조 모욕죄가 문제됩니다.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형법 제312조 제1항에 따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고소기간이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이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큰 걸림돌이 특정성입니다. 대법원은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은 원칙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것으로 보지 않고, 집단의 규모가 작아 개별 구성원을 특정할 수 있는 예외적 경우에만 피해를 인정해 왔습니다. ‘○○국 사람들’처럼 범위가 넓은 표현이 형사처벌로 이어지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개정법이 민사 손해배상 쪽에 ‘해당 집단에 소속된 개인을 포함한다’는 문구를 넣은 것이 의미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셋째, 폭력이나 차별을 직접 선동한 결과 실제 범죄로 이어졌다면 형법 제31조 교사범이나 제32조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여지도 있습니다. 이때 해당 정보는 제44조의7 제1항 제9호의 불법정보에 해당해 방미통위의 시정명령 대상도 됩니다. 다만 교사범은 원칙적으로 정범의 실행행위가 있어야 성립하므로, 선동 글만으로 처벌되는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넷째,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표현을 특정인에게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했다면 제44조의7 제1항 제3호 위반으로 제74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반의사불벌죄). 특정 외국인 개인을 지목해 지속적으로 혐오 댓글을 다는 사안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조항입니다.

정리하면

혐오표현 그 자체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민사 손해배상과 플랫폼 제재로 대응하는 구조입니다. 형사고소는 게시물이 명예훼손, 모욕, 반복 도달 같은 별개 구성요건을 충족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따라서 대응 전략을 세울 때는 게시물 하나하나를 놓고 어느 트랙으로 갈지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상담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이 분류 작업입니다.

다섯째, 면책 규정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기사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데, 실무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제44조의10 제7항은 정보 유통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유통 당시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또는 피해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명예훼손 법리에서 익숙한 위법성 조각 구조가 그대로 들어왔습니다.

제5항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공익침해행위 관련 정보, 청탁금지법이 금지하는 행위 관련 정보, 그에 준하는 공익적 관심사 정보에 대해서는 5배 가중배상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제6항은 법인이나 단체 소속 피용자의 개인 책임을 원칙적으로 면제하되, 실질적으로 경영하면서 사실상 대표하는 자가 가담한 경우에는 연대책임을 지웁니다.

즉 이 법은 무차별적으로 작동하는 법이 아닙니다.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가 제기되자 방미통위가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여섯째, 실전 대응 — 신고가 먼저입니다

소송은 시간이 걸립니다. 인터넷에서 정보가 확산되는 속도를 생각하면, 먼저 확산을 막는 것이 순서입니다.

제44조의12는 누구든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법정보와 허위조작정보를 신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방미통위는 2026년 7월 8일 국내 사업자 네이버·카카오·네이트·디시인사이드, 해외 사업자 구글·메타·X·틱톡 등 8개사를 지정 통보했습니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 명 이상이 기준입니다(시행령 제2조의2, 별표 1).

신고할 때는 제2항에 따라 문제 정보의 구체적 위치,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라고 보는 이유와 근거, 연락처를 기재해야 합니다. 사업자는 접수 사실을 신고자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플랫폼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정보 삭제·접근차단·노출제한, 계정 정지나 해지, 광고 수익 등 수익화 제한, 금전 지급의 중지·종료·회수, 서비스 전부 또는 일부 중지, 청소년유해정보 표시, 신고 기각까지입니다. 조치를 하는 경우 그 정당한 이유와 이의신청 절차를 신고자와 게재자 양쪽에 통지해야 합니다.

일곱째, 반드시 알아야 할 한계

첫 번째 한계는 언론사 예외입니다. 제44조의12 제8항은 언론중재법상 언론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플랫폼이 제3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조치, 즉 삭제·계정정지·수익화 제한 등을 취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두 번째 한계는 사각지대입니다. 지정된 8개사가 아닌 중소 커뮤니티나 SNS에는 위 신고·조치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방미통위에 신고하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처리 거부·정지·제한을 명할 수 있지만(제44조의7 제3항), 실제 민원을 넣어보면 처리에 넉 달 이상 걸린다는 안내를 받습니다. 정보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사실상 사후약방문입니다.

세 번째로, 자율규제 정책 수립에는 법정 시한도 제재 규정도 없습니다. 방미통위 스스로 강제할 수단이 없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여덟째, 분쟁조정이라는 빠른 길

이 부분이 실무적으로 가장 쓸모 있는데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신고자나 게재자는 플랫폼의 조치에 대해 통지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이의신청할 수 있고(제44조의12 제4항), 그 조치나 이의신청 결정에 대해 심의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5항, 제44조의20). 분쟁조정부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조정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60일이면 방미통위 민원의 넉 달보다 빠르고,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민사소송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피해 규모가 크지 않거나 빠른 삭제가 목적이라면 분쟁조정을 먼저 검토하실 것을 권합니다.

아홉째, 사이버 렉카에는 과징금 10억 원

제44조의24는 정보 전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이미 법원에서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되어 유죄판결, 손해배상판결, 언론중재법 제26조에 따른 정정보도청구 소송 판결이 확정된 정보를 다시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방미통위가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청구해야 하지만 과징금은 행정기관이 직권으로 부과합니다. 조회수를 노리고 같은 혐오 콘텐츠를 반복 생산하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에게는 손해배상보다 이쪽이 더 무거운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 — 피해를 입으셨다면

가장 먼저 하실 일은 증거 보전입니다. 게시물 URL, 전체 화면 캡처, 게시 일시, 조회수와 댓글 수를 함께 남겨두십시오. 게시물은 삭제되면 복구가 어렵고, 조회수와 구독자 수는 5배 가중배상 요건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그다음이 신고입니다. 8개 지정 사업자의 서비스라면 해당 플랫폼에, 언론사 콘텐츠라면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형사 대응이 가능한 유형인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특정인 지목·거짓 사실·반복 도달이 있으면 고소 트랙이 열리고, 모욕죄는 안 날부터 6개월의 고소기간이 있습니다.

마지막이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개인이 입은 정신적 피해뿐 아니라, 영업에 실질적 지장이 생겼다면 그 부분도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손해액 증명이 어렵더라도 법원이 5천만 원 범위에서 정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법이 만들어졌다고 저절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신고하고 청구하는 사람이 있어야 판례가 쌓이고 기준이 잡힙니다. 동포와 재한외국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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